6·25 전쟁의 흔적을 품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6·25 전쟁의 흔적을 품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 이선주 기자
  • 승인 2019.05.2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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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정문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정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 이른바 ‘9·19 남북 군사 합의서’가 체결되면서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도로 개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발굴 전인 준비 작업에서부터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6·25 전쟁 전사자 유해가 발견되는 등 전쟁의 참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경남 거제도에 이러한 6·25 전쟁의 자취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6·25 전쟁과 거제도 포로수용소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해 1951년 2월부터 거제도의 고현, 수월 지구를 중심으로 포로수용소가 설치되었다. 본래 유엔 군사령부에서 포로수용소 설치 후보지로 생각했던 곳은 다름 아닌 제주도였다. 그러나 제주도는 물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공산주의 세력이 자리하고 있던 섬이었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결국 포로수용소 장소로 거제도가 낙점되었다. 거제도가 선택된 결정적 이유는 첫째, 섬이기 때문에 포로 관리에 최소의 인력과 경비가 소요되고 둘째, 급수가 용이하고 셋째, 포로들이 먹을 식량을 재배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장소가 있어서다.

이곳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는 1951년 6월 말까지 인민군 포로 15만 명, 중국군 포로 2만 명 등 최대 17만 3천 명의 포로를 수용하였다. 이 중에는 300여 명의 여자 포로도 포함되어 있다. 반공 포로와 친공 포로 간에 유혈 살상이 자주 발생하였고, 1952년 5월 7일에는 수용소 사령관 돗드(Francis Dodd) 준장이 포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그러던 중 1953년 7월 27일 휴정 협정 조인으로 친공 포로들이 모두 북한으로 송환되었고, 수용소도 폐쇄되었다. 이후 이곳은 1983년 12월에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양 진영의 주요 인물들이 서 있는 전시관 입구
양 진영의 주요 인물들이 서 있는 전시관 입구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건립

포로수용소가 폐쇄된 지 30여 년이 흐른 1995년부터 이곳을 공원화하는 사업이 추진되었고, 이에 따라 포로수용소 관련 자료 수집도 대대적으로 진행되었다. 유적공원은 1998년 9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2002년 11월에 준공되었다. 총 6만 4,224㎡의 부지에 조성된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생생한 자료와 기록물을 바탕으로 당시 전쟁 포로들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서, 현재까지도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포로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전시관

유적공원에는 소련제 T-34 탱크 모형으로 만들어진 탱크전시관, 포로수용소의 배치 상황과 생활상이 재현된 디오라마관, 6·25 전쟁의 참전국과 피해 현황 등의 교육 자료가 전시된 6·25 역사관, 포로 생포 상황의 긴박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포로생포관, 포로들 간의 사상 대립을 매직 비전으로 보여 주는 포로사상대립관, 친공 포로와 반공 포로들 간의 격돌 장면이 최첨단 복합 기법으로 연출된 포로폭동체험관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포로들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전시 공간에서는 포로들의 급식, 목욕, 위생 관리, 이발 등의 일상적 모습이 모형으로 실감 나게 표현돼 있다. 이를 통해 그 당시의 전쟁 포로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적 생활을 유지해 나가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포로수용소를 관장하고 있던 미군 당국은 제네바협약을 준수하고자 했기 때문에 포로들의 생활 관리에 최대한 신경을 썼다. 생선, 고깃국, 마른 달걀 등이 급식으로 지급되고 의복이나 생활품으로 미제(美製)가 공급되었다고 하니, 북한군과 중국군 포로들이 수용소에서 나름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포로들의 급식 장면을 보여 주는 모형
포로들의 급식 장면을 보여 주는 모형

 

 

 

 

 

 

 

 

 

 

포로들의 목욕 장면을 보여 주는 모형
포로들의 목욕 장면을 보여 주는 모형

 

 

 

 

 

 

 

 

 

 

탱크전시관
탱크전시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야외 시설

볼거리들은 전시관 밖에도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 포로 출입의 주요 관문인 MP 다리, 중국군의 참전으로 다시 후퇴하게 된 피난민들이 건넜던 대동강 철교 모형, M577 장갑차, M46 전차, UH-1 헬기 등의 군수품을 전시하고 있는 무기전시장 등은 모두 바깥에 위치하고 있어, 좀 더 활동적인 견학을 원하는 관람객들의 수요를 채워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전쟁을 몸으로 느껴 보는 착시미술체험관과 사격체험관, 반공 포로들의 석방을 소재로 설치된 아바타포(롤러코스터 짚라인), 포로수용소의 에피소드를 오감을 통해 체험해 보는 VR 체험관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시설이 준비돼 있다.

 

탱크에 올라타 포즈를 취하는 어린 관람객
탱크에 올라타 포즈를 취하는 어린 관람객

 

지식에 재미를 더한 교육 행사

어린이와 청소년 관람객들을 위한 교육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작년 가을에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답사와 영상 제작을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인 ‘나라사랑 멜로디 Memorial MV’가 실시되어, 15명의 고등학생이 천안 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하고 관련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체험을 했다. 또한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핼러윈 펌킨쿠키 만들기’ 등 미술 교육 행사도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행사는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주말이나 공휴일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자원봉사 시간이 인정되는 행사도 일부 있어서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 청소년, 가족들은 홈페이지의 ‘참여’ 코너를 참조한 후 신청해 보면 좋겠다.

 

관람 안내

위치         경남 거제시 계룡로 61(전화 055-639-0625)

관람 시간  3월~10월-09:00~18:00 / 11월~2월-09:00~17:00

휴관일     추석, 설날 당일, 1월, 2월, 3월, 6월, 9월, 10월, 11월, 12월의 네 번째 월요 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 날 휴관)

입장 요금 어른 7,000원, 청소년‧군인 5,000원, 어린이 3,000원(할인 요금 대상자 및 입장료 면제 대상자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http://www.pow.or.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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