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제주인의 안식처 돌문화공원
변하지 않는 제주인의 안식처 돌문화공원
  • 이영혜 기자
  • 승인 2019.07.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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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박물관 전경
제주돌박물관 전경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는 100만 평의 광활한 땅 위에 ‘제주의 돌’을 주제로 한 공원이 펼쳐져 있다. 한라산이 마치 양팔을 벌려 감싸 안고 있는 오름과 곶자왈의 원시림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이곳은 바로 제주돌문화공원이다. 섬 자체가 거대한 화산인 제주도의 본모습을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테마로 재현하여 제주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스란히 담아낸 돌문화공원을 찾아가 보자.

 

설문대할망의 영혼이 서리다

제주도 탄생 설화의 배경이자 제주인의 정신적 뿌리인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된 제주돌문화공원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9년 1월, 구 북제주군과 구 탐라목석원이 협약서에 사인함으로써 역사적인 시작을 알렸다. 무려 100만 평(3,269,731㎡)의 드넓은 한라산 중턱 대지 위에, 1855억 원을 들여 2020년 완공 계획으로 조성된 이곳은 현재 대부분이 완성된 상태이다. 2004년 3월 관광지로 지정된 이래, 명실상부 제주의 랜드마크로 입소문을 타고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을 맞고 있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 돌 문화의 모든 것과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제주도민의 생생한 생활 모습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기획자의 말에 따르면 처음 현지 조사 당시 늪서리 오름, 큰지그리 오름, 작은지그리 오름, 바농 오름 등의 정상을 오르며 발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곶자왈 원시림의 모습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천혜의 원시림을 원형대로 보전하면서 목장의 초지만을 이용,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물들을 배치할 것인가를 두고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한다. 결국 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곶자왈’ 바다는 없어서는 안 될 푸른 여백으로 남겨두고 제주의 돌과 나무, 넝쿨들이 자유롭게 엉켜 있는 숲을 원형대로 보전하여 살아 있는 생태 공원으로 만들어내었다.

현재 돌문화공원은 제주돌박물관, 돌문화전시관, 야외 전시장, 전통 초가, 오백장군갤러리, 용암석 전시관(어머니의 방), 전통 초가마을로 구성되어 있으며 3개의 테마로 나뉜 관람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신화의 정원에 반하다

제1코스 ‘신화의 정원’은 하늘연못-제주돌박물관-두상석 야외 전시장-오백장군갤러리-어머니의 방으로 이어진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전체가 설문대할망을 핵심 주제로 조성되었는데, 애초에 한라산과 360여 개의 오름을 직접 만든 설문대할망은 가히 ‘돌’의 거장(巨匠)이라고 부를 만하다. 전설의 설문대할망은 제주를 이루어 낸 돌의 화신으로서, 제주 섬에서 밟히는 돌 하나하나는 곧 할망의 분신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돌박물관 입구 모습
제주돌박물관 입구 모습

 

설문대할망은 스스로 만든 성산 일출봉을 빨래 구덕으로 삼아, 우도를 빨래판 삼아 신나게 빨래를 하다가 힘이 들면 백록담을 돌베개 삼아 누워서 낮잠을 자곤 했단다. 마침내 커다란 섬, 제주도를 다 만들고 난 설문대할망은 스스로 돌 가마솥에 들어가 자식들을 위한 사랑의 죽이 되었고, 그것을 먹은 아들들은 오백장군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1코스를 걸으면 만나게 되는 오백장군 석상에는 어머니를 그리는 아들들의 애절함이 배어나오며, 그중 막내아들은 선돌이 되어 그 그리움만큼이나 커진 키로 어머니를 그리고 있어 뭉클함을 더한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상징탑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상징탑

 

오백장군상
오백장군상

 

제주 영실 지방을 중심으로 전해 오는 설문대할망은 키가 4만9000m나 되는 거대한 여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설문대할망의 죽음에는 또 다른 버전의 전설이 전해진다. 자식을 위해 끓이던 ‘죽솥’에 몸을 던졌다는 설 외에 자신의 큰 키를 자랑하다가 ‘물장오리’라는 연못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지극한 모성애와 달리 인간으로서의 약점도 함께 일깨우며 한층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지하에 조성된 돌문화박물관 옥상에 설계된 ‘하늘연못’은 설문대할망 신화 속의 ‘죽솥’과 ‘물장오리’ 그리고 한라산 ‘백록담’을 상징적으로 디자인한 원형 무대이다. 지름 40m, 둘레 125m의 크기로 물 위에서 연극이나 무용 공연, 연주회 등을 열 수 있는 수상 무대로서 독특함과 아름다움이 감탄을 자아내는 공간이다.

 

하늘연못
하늘연못

 

제주도의 탄생을 한눈에, 돌문화박물관

제주돌박물관은 2005년 12월 준공한 박물관으로 국비 등 300억 원의 예산으로 건립되었다. 전체 3000평 규모의 박물관은 8m 깊이로 파인 낮은 구릉지를 이용하여 지하 2층에 수장고, 지하 1층에는 섬 형성 전시관과 자연석 전시관을 만드는 한편, 옥상에는 야외 무대를 설치하였다.

특히 지상으로 돌출되는 부분을 최소화하여 주변 오름과 곶자왈의 빼어난 자연과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제주돌박물관의 평면도는 설계 과정에서 놀랍게도 설문대할망의 이미지로 형성화되어 나타났으며, 이는 1단계 사업의 30만 평 지형도와 함께 제주돌문화공원의 상징 로고로 사용되고 있다.

 

설문대할망전시관-평면도 (출처 제주돌문화공원 홈페이지)
설문대할망전시관-평면도 (출처 제주돌문화공원 홈페이지)

 

설문대할망전시관 단면도 (출처 제주돌문화공원 홈페이지)
설문대할망전시관 단면도 (출처 제주돌문화공원 홈페이지)

 

박물관 내부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주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중앙의 한라산 모형이 배치되어 있다. 통나무 위에 자연석을 올려 제주도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 한 두상석들이 입구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다.

 

제주 두상석
제주 두상석

 

파트별로 우주와 지구의 탄생부터 제주도의 탄생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전시장은 안으로 들어서면 자동으로 오디오 설명이 나와 편리하다. 화산 폭발 때 뿜어 나온 마그마 덩어리가 공중으로 날아가 지표에 떨어져 굳은 화산탄들과 구멍이 숭숭 뚫린 풍화혈, 지금 막 용암이 뿜어져 나온 듯 춤추며 치솟은 용암 수형들이 관람객의 발길을 이끈다. 현재의 제주도를 이루고 있는 서귀포층 암석의 단면들을 비롯하여, 많은 종류의 화산석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학생들의 학습 공간으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어, 초등학생의 손을 잡고 방문한 부모님이나 단체 견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기이한 모양을 한 화산탄
기이한 모양을 한 화산탄

 

구멍이 숭숭 뚫린 풍화혈
구멍이 숭숭 뚫린 풍화혈

 

서귀포층 단면
서귀포층 단면

 

2007년 1월부터 2000여 평의 부지에 조성된 오백장군갤러리는 상설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제주도 지역을 비롯해 국내외 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자 만든 공간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이 전시하여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가운데 마련된 중정은 예술 공연장과 야외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백장군갤러리 전경
오백장군갤러리 전경

 

선사 시대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돌의 역사

2코스는 ‘제주돌문화전시관’으로, 제주 전통 가옥 형태의 전시장이 공원 산책로의 숲길을 따라 늘어서 있으며, 북촌리 바위그늘 유적지가 보존되어 있다.

 

돌문화공원 내부에 있는 북촌리 바위그늘 유적
돌문화공원 내부에 있는 북촌리 바위그늘 유적

 

선사·탐라 시대의 돌 문화, 고려 시대의 돌 문화, 조선 시대의 돌 문화를 시대별로 살펴볼 수 있으며, 야외 공원 곳곳에 자리한 동자석들이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마지막, 3코스는 ‘제주 전통 돌한마을’로 지금은 사라져 버린 제주의 옛 마을을 재현하여 세거리집, 두거리집, 말방앗간 등을 배치하여 옛날 제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기와와 항아리가 전시된 야외 공간
기와와 항아리가 전시된 야외 공간

 

전통 맷돌과 어우러진 야외 전시장 모습
전통 맷돌과 어우러진 야외 전시장 모습

 

한라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제주 전통마을 전경
한라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제주 전통마을 전경

 

3코스에 이어 앞으로 2020년 말이면 탐라신화관, 역사관, 민속관이 모두 마무리되고, 제주 민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명품관도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의 창조 신화에서 보이듯 “내가 곧 우주요, 우주가 곧 나.”라고 말하는 설문대할망의 넓고 큰 품에 안긴 듯한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제주인들의 크고 놀라운 상상력을 현실에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날이 떠오르는 관광지로서의 국내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주도. 한라산 산허리에 자리한 제주돌문화공원은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어 미래에 더욱 아름다워질 탐라인의 기원을 담아, 국내 최대 규모의 돌 문화 공원으로 제주인의 자부심을 드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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