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연안 습지 순천만 습지, 대자연의 신비를 만날 수 있는 그곳
세계 5대 연안 습지 순천만 습지, 대자연의 신비를 만날 수 있는 그곳
  • 박영진 기자
  • 승인 2019.07.03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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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습지의 풍경
순천만 습지의 풍경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조수 간만의 차가 크다는 특징으로 인해 서해와 남해에는 갯벌, 습지 등과 같이 육지와 바다가 만나 만들어 낸 특별한 공간이 많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국가 지정 문화재로 등재된 순천만 습지는 세계 5대 연안 습지(대한민국 서남해, 유럽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 연안, 아마존 유역 연안, 미국 동부 연안)로 꼽힐 만큼 다양한 해양 식물과 때마다 찾아오는 철새 그리고 자연이 만들어 낸 빼어난 광경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표 관광지다.

순천만 습지는 순천 시내에서 남쪽으로 차로 10~15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현재는 순천의 대표 관광지로 순천 시티 투어 버스도 이곳에 정류장을 두고 있으며, 인근의 또 다른 대표 관광 명소인 순천만 국가정원과 함께 순천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명소인 순천만 습지로 떠나 보자.

 

자연이 만들어 낸 위대한 관광 유산

순천만 습지는 약 5.4㎢(160만 평)가량 이어진 빽빽한 갈대밭과 지평선 너머까지 위치한 22.6㎢(690만 평)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가을·겨울철이 되면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철새 희귀종들이 순천만을 찾아온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철새는 총 230여 종으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 조류의 무려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순천만 습지는 2003년 습지 보호 지역, 2006년 람사르 협약 등록, 2008년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됐으며 농게, 칠게, 짱뚱어 등과 같은 갯벌 생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순천만 습지의 갈대 군락
순천만 습지의 갈대 군락

 

순천만 습지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풍경은 가을에 장관을 이루는 갈대 군락이다.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모를 갈대밭은 우리를 황홀하게 하고 감탄만 연발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 담기에 심취하고 자연이 준 선물에 크게 감동하곤 한다. 특히 매년 10월경에는 순천만 습지 축제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크게 자리 잡은 ‘갈대밭 축제’가 열려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갈대들은 단순히 사진을 담기 위한 풍경이나 관광 목적의 용도로만 쓰이진 않는다. 순천만 습지의 갈대숲은 생태계 순환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갈대의 뿌리에서 산소가 방출되면서 토양을 산화시켜 주고, 갈대 주변에 있는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 활성을 촉진시켜 준다. 또한 주변 땅에 영양 염류를 조절하고 잎과 줄기는 오염 물질을 저장해, 주변의 오염 물질 농도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중금속의 악영향으로부터 지켜 주는 보호막까지 한다. 이러한 갈대밭은 커다란 군락을 이뤄 철새들의 서식지로도 이용된다. 또한 갈대가 있는 순천만 습지의 갯벌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갯벌 가운데 유일하게 염습지가 남아 있는 곳이라 자연 생태 면에서 상당한 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순천만 습지의 일몰 후 모습
순천만 습지의 일몰 후 모습

 

순천만의 특별한 선물, 일몰의 아름다움

순천만 습지는 특히 일몰을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습지 풍경과 해가 넘어가는 모습이 만들어 낸 풍경이 엄청난 장관을 이루는데, 우리나라의 주요 일몰 명소로도 꼽힌다.

순천만 습지의 전경과 일몰을 함께 내다볼 수 있는 곳은 습지 동남쪽 언덕에 위치한 용산 전망대가 대표적이다. 끝없이 갈대밭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전망대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 입구에는 전망대까지 약 20분가량 소요된다고 적혀 있는데, 여기서 조금 더 넉넉하게 30분가량 잡으면 충분히 전망대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전망대를 향해 끝없이 걷다 보면 날씨가 추워도 어느새 숨이 차기 시작하면서 식은땀이 나고 다리도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한편 여름에는 전망대로 가기 위한 길목에 서 있는 수많은 나무들과 함께하며 언덕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도 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쉬지 않고 30분간 내리 걸어 용산 전망대에 도착해 보니 수줍은 얼굴처럼 빨갛게 물든 하늘이 눈앞에 펼쳐진다. 일몰을 보니 오랫동안 걸어 오르느라 피곤하고 지쳤던 몸과 마음이 한순간에 녹는다. 따뜻하면서도 지평선 너머로 보이는 해와 대자연이 만들어낸 습지, 갈대가 모여 만든 이 장관은 오로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일몰이 되기 약 15분 정도 전에 전망대에 도착했음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자리 잡고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일몰을 보며 추위 속에서도 옅은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일상에 지쳐 있던 우리의 심신을 습지와 일몰이라는 자연이 잠시라도 녹여 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해가 지고 나면 곧바로 어두워지기 때문에 걸음을 빨리 옮겨 습지 일대를 빠져나왔다. 나오면서 생태환경선이 있는 무진교를 건너다 보니 아름다운 철새 떼들이 저 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서히 추워지는 날씨에 이들도 더 먼 남쪽 나라로 이동하기 위한 채비를 하는 것이다. 일몰과 함께 갈대밭에 숨어 있던 작은 생명체들이 하나가 돼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광경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또 다른 선물일 것이다.

순천만 습지는 밤이 되면 별을 볼 수 있는 천문대로 변신한다. 이곳 습지 내에는 천문대가 설치돼 있는데, 실제로 습지 위치 주변이 모두 평야 지대이기 때문에 별을 관측하기 쉬운 곳이다. 또한 순천만 습지의 자연환경을 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생태환경선도 있다. 왕복 6km가량을 운행하는 이 배는 약 40분가량 소요되며 순천만 S자 갯골을 지나서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행된다. 그 외에도 순천만 습지의 생태 환경을 모두 담아 놓은 자연 생태관 등도 운영하니, 일몰이 지기 2시간 정도 전에 와서 갈대밭과 여러 박물관을 둘러보고 일몰을 본다면 하루 일과를 매우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순천만 습지 천문대
순천만 습지 천문대

 

순천만 습지 선착장
순천만 습지 선착장

 

 

개발 명목 아래 사라져 가는 자연

연안 습지란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에 인접한 배후 습지로 일종의 퇴적 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염생 식물, 조류 등 해수와 토지 등을 정화하고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을 막아 주며 탄소 배출도 줄이는 등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의 연안 습지는 ‘개발’이라는 목적 아래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연안 습지는 태생 때부터 육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접근이 쉽고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높은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간척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연안 습지를 비롯해 갯벌 등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많이 없어진 상태다. 보다 나은 환경을 개척하겠다는 사람의 욕심이 습지와 바다 생물에게는 엄청난 고통과 타격을 준 셈이다.

개발에 대한 문제는 여기서만 그치지 않고 수산량과 어업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개발로 인해 연안 습지 등에 새롭게 인공 구조물이 들어오면서 이것이 본래 습지에 살고 있던 자연 생물들을 밀어내고 해파리와 같은 식물들이 착생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어획 과정에서 수산물보다 해파리 등이 많아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여름 해수욕장에는 해파리 떼에 습격을 당해 부상을 당하거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순천만 습지는 현재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현재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보호 지역 지정을 놓고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적잖았다.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인근 지역의 개발 행위 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도시 개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개발로 인해 순천만 습지가 사라졌다면 어땠을까.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의 공간은 조금 더 넓어졌을지 몰라도 결국 개발로 인해 생긴 악영향은 결국 인간에게로 돌아왔을 것이다. 더불어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을 영원히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최근 환경과 관련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페 등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이 법으로 금지됐다. 그동안 우리는 인간의 편의를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것은 어느새 뒷전으로 밀려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나 여름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겨울에는 영하 20도가 넘는 최강 한파 등이 우리 앞에 다가오면서,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를 점점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만났던 순천만 습지는 어쩌면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해 가며 살길 바라는 뜻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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