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서울 4] 성동구 공정 여행, ‘착한 가성비’의 기준을 제시하다
[다시 봄, 서울 4] 성동구 공정 여행, ‘착한 가성비’의 기준을 제시하다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9.07.03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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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성비’라는 단어는 흔히 쓰인다. 카페의 이름에 가성비를 붙이기도 한다. 우리들의 여행 역시 이와 마찬가지의 흐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여행은 상대적으로 해외 여행과 비교해 소비자의 홀대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혹자는 “그 값이면 해외를 간다”라고도 말한다. 교통부터 숙박, 식도락을 즐기기 위한 비용까지 따져 보면 국내 여행의 메리트가 전혀 없다고도 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만 봐도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교통 패스부터 여러 매력적인 자유 여행 플랜이 상당수 존재한다. 항공사들도 국적기와 LCC를 막론하고 너도나도 할인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덩달아 국내 여행은 설 자리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골목 여행, 소도시 여행이 아무리 뜬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의 시선이 닿는 곳은 국내의 소도시가 아닌 일본의 시즈오카이며 돗토리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역을 살리고 마을을 살리는 착한 가성비

최근 이러한 추세에 강하게 제동을 거는 일선 지방 자치 단체(이하 ‘지자체’)들의 시도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영시와 여수시를 포함한 남해안 지역의 몇몇 지자체들이 힘을 모아 함께 준비한 ‘사통팔달 광역 시티 투어 버스’는 이미 작년 말에 두 번째 시범 투어를 마쳤고, 소비자의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전라북도 역시 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관광을 연계하는 착한 여행 패키지인 ‘전북 투어 패스’를 출시했다. 교통비뿐만 아니라 입장료까지 절감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이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지방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도시 지역의 양대 산맥인 서울과 부산 역시 중앙시청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각각의 구청, 기초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가령 구청 예산을 들인 시범 지원 사업으로 시작하여, 나아가 서울숲과 성수동 카페 골목 등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마을 관광의 선순환을 꿈꾸는 공정 여행 플랫폼에 주목한 성동구 역시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공정 여행 3년차를 맞이했다. 성과는 놀랍다. 해마다 지역 공정 여행을 찾는 관광객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최고 핫 플레이스였던 성수동 카페 골목 역시 당면한 젠트리피케이션과 오버투어리즘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성과에 고무된 성동구청 역시 추가적인 사업자 선정 공모를 통해 다가오는 올해 봄에도 더욱 발전된 4년차 공정 여행을 내놓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신개념 착한 가성비 여행으로써 성동구 공정 여행 플랫폼이 앞으로 그려 갈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특히나 성동구 공정 여행은 필자의 개인적인 소감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식사를 위해 여행사가 정한 식당이 아닌 지역 맛집을 이용하고, 지역의 물건을 구입하며 지역 주민들이 전하는 이 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아울러 선택 관광의 강매나 추가적인 비용의 부담 없이 원데이 클래스부터 지역 관광 명소 탐방까지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부분에서 지역 활성화를 고민하는 전국의 각 지자체에 좋은 대안이자 리딩 케이스이며 바람직한 사회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곳곳에 만연한 가성비에 숨어 있는 함정

한편, 경기 불황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이다. 덩달아 종래 우리 사회 내 소비의 두 축을 담당하고 있었던 쌍두마차, 20대와 30대마저도 지갑을 닫고 있다. 이러한 사회 현상 속에서 오늘의 여행, 관광 산업 또한 마찬가지다. 가성비의 흐름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2030 세대를 붙잡기 위하여, 업계는 정상적인 루트를 거친다면 항공기 티케팅조차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획기적인 가격의 동남아 패키지 상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뿐만 아니라 숙소에 가이드, 교통까지 모두 해결되는 아주 ‘효율적인’ 상품이라고 하는 목소리가 한쪽에 있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계약 전에는 ‘선택 관광’임을 명시했던 패키지 내 몇몇 선택지가 막상 현지에서는 가이드의 강요 아닌 강요가 되어 억지로 비용을 지출해 즐거운 여행을 망쳤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 이쯤에서 새삼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의외로 관광업계에서 만연한 이 ‘가성비 관광 패키지’가 사실은 관계자 모두에게 약간의 가성비조차 없는 데다 소비자에게도 심히 비싸고 불편하며 뻔한 여행으로 남기 쉬운 무시무시한 함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가성비를 강조하는 패키지 꾸러미의 상당수는 선택 관광이라는 부가적인 선택지를 두고 있다. 특히 이 선택 관광 중의 몇몇은 이 상품이 통상적인 비용을 지출하는 패키지 관광이었다면 필수 코스로 들어갔을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세 버스를 빌려서 근교 지역으로 나가는 투어는 역시 일반적인 패키지 관광 상품이었다면 마땅히 포함하고 있었을 내용이다. 이를 업체가 굳이 소비자의 선택지로 따로 뺀 것은, 당연히 투어에 드는 비용을 아껴 시각적으로 상품의 총 가격을 저렴하게 보이려는 의도에서다. 덕분에 정상적인 패키지 관광이었다면 당연히 무료로 진행할 근교 투어조차도 소비자는 추가로 비용을 100% 지출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가성비 패키지 투어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상당수가 표면적인 금액과 일정만 보고 상품을 고른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선택 관광의 존재를 미리 알거나 인지하더라도 진행할 의도를 가진 경우는 거의 없으며, 바로 여기에서 소비자와 현지 가이드 그리고 여행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여행사는 패키지의 구성을 소비자의 선택지로 밀어내며 자신이 지출할 비용을 아낀다. 따라서 이 선택 관광의 비용은 온전히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다면 현지 가이드가 남은 적자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서, 여행사와 현지 가이드가 가성비 패키지 상품을 꾸릴 때는 이미 소비자의 다수가 선택 관광을 진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모든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선택 관광을 진행할 때 아무런 문제 없이 가이드가 즉각적으로 전세버스와 일정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리 일정을 진행할 비용을 자신의 돈으로 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여행 상품을 과연 진짜 ‘가성비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실, 선택 관광 비용을 모두 더하고 나면 통상적인 패키지 상품의 가격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인데 말이다. 선택 관광 진행을 거부하면 된다고도 하지만,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요구하는 일이 정녕 온당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는 일상은 대체 얼마나 공정할까?

그렇다면 다시,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 서울의 일상은 대체 얼마나 공정할까? 우리는 진정 매일매일 살아가는 삶 속에서 공정한 서울을 느낄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대체 ‘공정한 서울’이란 또한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일까? 지금부터 이에 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다음은 공정의 개념이다.

공정(公正). 집단 또는 사회의 조직적인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내 여러 인격을 위한 대우를 경우에 따라 동등하게, 규칙에 따라 적합하게 대하는 경우를 일컫는 사회적인 용어이다. 많은 사람이 다들 자신이 사는 이 사회가 ‘공정’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과거 경제학자들의 논리에 따르면, 대상이 공정한 사회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첫째,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둘째, 당 사회의 자원 분배 규칙이 사회적 공평성을 가져야

셋째, 무임승차를 억제하는 완전한 제도가 당 사회에 존재해야

얼핏 난해한 용어가 섞인 정리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공리가 이야기하는 ‘공정한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핵심을 이야기하자면 답은 명료하다. 무임승차를 억제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존재하는 가운데, 사회를 구성하는 자원 분배 규칙이 당 사회 외부의 구성원을 위해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내부의 구성원을 위해 온전히 이용된다면, 그 사회를 가리켜 무릇 우리 평범한 일반인들도 ‘공정한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다녀온 성동구 공정 여행, 이른바 서울숲과 성수동 마을 주민들을 위한 공정한 여행 경제 플랫폼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그렇다면 성동구 공정 여행 플랫폼은 오늘을 살아가는 서울 그리고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에 대체 어떠한 의미로 기억될 수 있을까?

 

 

관광의 문제는 관광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성동구 공정 여행에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요컨대 종래 우리 사회의 놓칠 수 없는 문제로 여겨졌던 젠트리피케이션과 오버투어리즘 등의 문제는 이른바 관광이 낳은 필요악적인 부산물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이를 올바르게 해소할 방책은 ‘올바른 관광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일뿐이다. 다시 말해서, 관광의 문제는 관광으로 해결하자는 뜻이다.

그렇기에 필자의 입장에서 성동구 공정 여행은 바로 이러한 해결책의 가장 근본적인 아이디어이자, 지역 주민과 지자체 그리고 시민 단체의 사회적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태동시킨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 창출 방안이다. 지자체는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정 여행 플랫폼을 홍보하고, 사회적 기업은 이 가운데 지역 주민들과 관을 아우를 수 있는 거대한 협의의 창구로써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또 다른 관광의 ‘판’을 구상하고 실행한다. 다람쥐 선생님이 아이들의 별명을 부르며 함께 서울숲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속에 살아가는 생명, 지역 주민들에 관한 스토리를 들려 주는 이 성동구 공정 여행 플랫폼 속에는 성동구, 정확히는 서울숲과 자칫 그로 인해 일상의 존엄을 침해당할 뻔했던 성수동 마을 주민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서려 있다. 아이들은 다람쥐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세계를 존중하고, 그 삶의 터전을 온전히 ‘여행자’로서 관조하는 법을 배운다. 이는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매우 중요한 시각으로, 이를 통해 아이들은 사회로 나아간다.

성동구 공정 여행 플랫폼이 지역 주민 경제에 이바지하는 긍정적인 측면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다람쥐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관광객을 이끄는 여러 이야기꾼을 통해, 성동구와 서울숲 그리고 성수동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쓰는 소비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 가게로, 성수동의 터줏대감들에게로 향한다. 단순히 소비를 목적으로 마을에 유입된 신규 세력인 외부인들만이 관광의 수혜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토박이들이 관광의 이익을 체감할 수 있는 일종의 선순환 고리가 생기는 셈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모두가 지역 주민과 공동체를 살리는 착한 여행, 성수동 공정 여행에 다시 한 번 더 주목해야 할 이유다.

 

성동구 공정 여행을 찾은 사람들
성동구 공정 여행을 찾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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