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공간 속으로 7]
[트렌드 공간 속으로 7]
  • 이승리 기자
  • 승인 2019.07.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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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별 별이 다 있는 ‘일자산허브천문공원’

 

시인 윤동주는 시 <별 헤는 밤>을 통해 별 하나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지 알려 줬다. 그는 별을 꺼내 별 하나당 추억, 사랑, 쓸쓸함, 동경, 어머니를 각각 넣어 두었다. 곁에 있었던 한때를 뒤로하고 이제 지나가 버린 존재가 되었지만 여전히 별 안에 마음을 두고 싶은 건 그 시절 그대로다.

나 역시 가끔 고개를 들고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저 별에는 무엇을 담을 수 있을지’를 생각할 때가 있다. 무엇을 집어넣어야 내가 사는 지구 넘어 존재하는 저 우주에서도 반짝반짝 빛이 날까? 그래서 오늘은 별을 상상하는 마음을 꺼내 저 하늘에 진짜 별을 보려고 한다.

 

허브천문공원 입구다.
허브천문공원 입구다.

 

옛날부터 별자리는 여행자와 항해자가 떠난 낯선 곳에서 길을 알려 주는 역할을 해 왔다. 휴대 전화만 켜도 실시간으로 빠른 길을 알려 주는 최근에도 별은 여전히 하늘을 수놓으며 밤의 산책자들에게 이정표가 되어 준다. 별빛 쏟아지는 ‘일자산허브천문공원’은 테마 공원이 많이 조성되어 있는 강동구 내에서도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06년 개소 이후부터 좀처럼 체험하기 힘든 천체 관측을 도심 한복판에서 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것이다.

허브천문공원의 명물은 단연 작은천문대의 천체 관측 체험인 ‘행성친구들 찾아보기’프로그램이다. 공원 내 설치되어 있는 천체 망원경을 통해 금요일마다 별자리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천문 지도사가 별자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로그램은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다. 심지어 이 신비로운 별자리 관람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사전에 강동구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기만 하면 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원하는 날짜를 지정해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관람의 기회를 부여한다.

 

작은천문대에서는 직접 별을 관측해 볼 수 있다.
작은천문대에서는 직접 별을 관측해 볼 수 있다.

 

천체 관측 체험 프로그램은 별의 움직임에 따라 월별로 각각의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별자리가 일주 운동을 통해서는 서쪽으로 1시간에 약 15도 정도, 연주 운동을 통해서는 하루에 약 1도씩 서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관찰되는 별자리의 종류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88개의 별자리 중 67개의 별자리만 그 전체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참고로 용골자리 등 12개는 일부만, 물뱀자리 등 9개는 완전히 보이지 않는다.

허브천문공원은 이중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항상 볼 수 있는 북쪽 하늘 별자리를 포함해 일부를 관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월은 최대 광도에 이르게 되는 화려한 금성의 모습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천의 금성’프로그램을, 6월에는 남서쪽 하늘에 금성과 목성이 가까운 거리에 떠 있어 이 모습을 관찰하는 ‘두 행성의 만남’이 운영된다. 7월은 ‘토성의 귀환’으로, 태양계에서 어떤 행성의 고리보다도 큰 행성 고리계를 뽐내는 고리의 황제 토성을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8월은 ‘한여름 밤의 은하수’를 운영해 직녀자리, 독수리자리 알타이르, 백조자리 데네브 등 여름철 길잡이 별자리와 은하수를 찾는다. 9월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을 가진 ‘별똥별’이 주인공으로,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찰한다. 10월은 페가수스자리, 안드로메다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등 가을의 대표 별자리를 찾아 관측하는 시간을 갖는다. 단, 프로그램 운영은 내부 상황이나 참여 인원, 일정, 기상 상태 등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

 

허브천문공원 전망대다.
허브천문공원 전망대다.

 

밤은 허브천문공원이 선사하는 별빛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공원 바닥에는 282개의 오색 별자리 조명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별자리 형상이 나타난다. 좀 더 자세히 별자리 모양 조명을 관람하고 싶다면 동쪽과 서쪽에 마련되어 있는 전망대 위로 올라가 보자. 빛을 내뿜는 바닥의 별자리 형상 조명을 관찰하기 쉽다.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일상 프로그램 외에도 별을 주제로 한 축제도 매년 개최된다. 2007년 막을 연 ‘별의 별 축제’는, 허브향이 가득 메워진 가을의 한가운데서 별을 주제로 여는 이색 체험 축제다. 별빛 더하기와 허브향 나누기라는 소재로 전시와 퍼포먼스를 기획하여 참여 마당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지난 11회에는 ‘허브향 가득한 별마루에서의 밤’이 주제였으며, 별마루 전망 데크에서 별들로 수놓인 하늘을 감상하는 것 외에 LED 조명 숲 전시, 천제 관측, 천체 투영관 체험, 별자리 양궁 등의 특별 행사가 펼쳐졌다.

이 밖에도 길거리 음악회, 허브천문공원 사진 콘테스트, 강동그린웨이 걷기 대회 속 코스 등 굵직굵직한 시민 참여형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함과 동시에 성황리에 치러내고 있다.

 

수정-공원 곳곳에는 휴식 공간과 포토존이 있다.
수정-공원 곳곳에는 휴식 공간과 포토존이 있다.

 

 

숲속 도서관이다.
숲속 도서관이다.

 

고개를 숙이고 바삐 걷는 일상에서 벗어나 한 박자 쉬면서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만끽하게 해 주는 ‘허브천문공원’. 이곳은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더욱 흥미로운 장소로 느껴진다. 다양한 사상을 투영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공원은 다양한 토속 신앙이 반영되어 있다. 자연물의 본성을 존중하는 애니미즘과 인간과 신의 매개를 상징하는 샤머니즘, 그리고 민족 상징을 숭배하는 토테미즘이 있다. 또 천(天), 지(地), 인(人)의 천도교 삼재 사상도 담겼다. 이 외에도 동양의 음양오행, 풍수지리, 신선 사상 등도 더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존재인 해, 달, 구름, 비, 서리, 눈, 바람 등을 형상화한 모형과 조형물로 채워져 있다.

공원은 작은천문대 외에도 관천대와 조망 명소인 조망 데크, 숲속 도서관 등의 다양한 시설물이 있다.

실내와 야외에 허브를 심어 놓은 공간도 있다. 실외 공간인 색의 정원, 자미원, 견본원, 감촉의 정원, 차의 정원, 향기의 정원에서는 봄 프렌치라벤다, 여름 에키네시아, 가을 멕시칸세이지 등 계절별 허브들이 피어난다. 겨울철에는 실내 공간인 온실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사시사철 싹을 틔운 허브를 볼 수 있다.

 

온실에서는 계절과 상관없이 허브를 만날 수 있다.
온실에서는 계절과 상관없이 허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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