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오감 만족 뮤지엄김치간
김치로 오감 만족 뮤지엄김치간
  • 조수연 기자
  • 승인 2019.07.26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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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을 만드는 곳은 찬간(饌間), 임금의 식사를 준비하는 곳은 수라간(水刺間), 양식을 보관하는 곳은 곳간(庫間)이라고 했다. 김치의 역사를 간직하며, 관람객들이 김치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이곳은 풀무원 뮤지엄김치간(間)이다.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뮤지엄김치간은 한국 최초의 김치박물관이며 김치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치 모형
김치 모형

 

뮤지엄김치간이 걸어온 길

뮤지엄김치간은 한국 최초의 김치박물관이며 1986년 서울 중구 필동에서 김치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다음 해에 풀무원이 인수하여 운영하기 시작했고 1988년 5월 서울 강남 한국무역센터 단지로 이사했다. 88 서울올림픽이 열리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치박물관을 방문했고 이에 김치박물관은 김치의 독창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후 2000년 5월 서울 강남 COEX MALL로 옮겨 재개관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2006년 미국 잡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하고 BBC, NHK, CNN, <뉴욕 타임스> 등의 매체에서 김치박물관을 소개하는 등 해외에서도 김치의 맛과 영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3년 12월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지정되었으며 2015년 3월 김치박물관은 CNN이 뽑은 세계 11대 음식박물관에 선정되었다. 김치박물관은 2015년 4월 종로구 인사동에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했다. 뮤지엄김치간은 처음 문을 연 후 30년 동안 국내외의 관람객들에게 김치와 김장 문화를 알리고 있다.

 

김치를 배우고 만들고

 

4층 전시 전경
4층 전시 전경

 

인사동 마루 4~6층에서 운영되는 뮤지엄김치간은 총 12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4층의 김치의 탄생과 진화 코너에서는 김치의 원형부터 변화 과정을 시간 순으로 제시해 김치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중국 고대 문헌인 <시경>에 김치의 원형인 채소 절임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어서 5~6세기 삼국 시대의 짠지, 장아찌 형태의 김치류에 대한 기록을 전시한다. 한국의 발효 음식과 김치에 대한 기록은 이 시대부터 찾을 수 있다. 김치는 채소를 식초로 절이는 중국과 달리 채소를 소금이나 장에 절이는 발효 식품이다. <삼국사기>에는 신문왕이 결혼을 할 때, 폐백 품목 중 혜(醯)라는 김치무리가 등장한다. 지금의 김치 형태와는 다른 짠지, 장아찌 형태의 김치였으며, 기록되기 이전에 이미 김치를 먹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치는 12~14세기 고려 때 물김치, 양념 김치 등 독자적 형태로 분화했다. 채소를 단순히 절이는 방법에서 생강, 마늘, 파 등을 양념에 버무려 옹기에 담게 되었다. 옹기에는 미세한 통기 구멍이 있어 발효에 적합했다.

15~16세기 조선 초기 젓갈을 사용한 섞박지가 탄생했다. 그러나 젓갈의 비싼 가격 때문에 젓갈 김치가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17~18세기 조선 중기에 고추를 사용해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이전에는 할미꽃으로 이상 발효를 방지하고 맨드라미를 이용해 붉은 색감의 김치를 만들었다. 1600년대 이후 고추가 김치에 사용되었다. 소독약의 기능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고추를 김치에 사용했더니 소금의 양을 줄일 수 있었고 살균 작용도 하여 부패하지 않게 김치를 보관할 수 있었다. 이후 소금과 젓갈까지 사용한 김치가 대중화되었다. 조선 후기 고추의 재배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1850~1860년경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결구형 반결구종 배추의 육종에 성공했다. 배춧잎 사이사이에 양념소를 채워 김치를 만들면서 오늘날에 흔히 먹는 통배추김치가 완성되었다.

 

4층 전시 전경
4층 전시 전경

 

채소 절임을 뜻하는 한자어 저(菹)의 최초 출현 기록이 중국 <시경>이라는 이유로 김치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다른 문화권의 채소 절임에 비해 한국 김치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김치는 생채소를 소금에 절인다. 생채소가 날것도 익힌 것도 아닌 상태가 되어, 생채소의 조직감을 살리면서 발효가 진행된다. 절인 채소를 전용 양념에 버무려 용기에 담아 후속 발효를 시키는데 이 과정 중 영양 물질이 풍부해진다. 피클 같은 다른 문화권의 채소 절임과 달리 김치는 건더기와 함께 국물도 먹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모두 포함한 한국의 김치는 독특하고 고유한 음식 문화다.

전시장의 한 벽면에는 스토리가 있는 김치구술사라는 영상이 재생된다. KBS ‘요리인류’팀에서 제작한 영상이다. 안동 농암 종가에서 갈치김치, 마른오징어를 넣은 파김치 등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광주 김치류 식품 명인 오숙자 씨가 민어 섞박지를 만드는 과정을 화면을 통해 알 수 있다. 말린 민어를 넣어 섞박지를 만든 것으로 귀한 손님이 올 때나 내는 음식이었다.

 

김치사랑방
김치사랑방

 

전시장 가운데는 김장 플레이 테이블이 있다. 김치를 만들기 위한 재료와 김치를 만드는 방법을 게임으로 알려준다. 관람객은 스크린을 터치해 이미지를 보며 통배추김치와 동치미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김치사랑방이라는 이름의 기획전시실에는 ‘김치로 이어지다’를 주제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통 부엌을 재현하여 발효 식품과 김치를 재조명한 전시로 올해까지 이어진다. 현재는 전 세계 어디나 식생활이 비슷해져가지만 과거엔 자연환경과 주거 공간이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 부엌의 부뚜막은 요리와 난방을 겸하는 중심 기능을 했다. 부뚜막 몸체가 흙이나 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온 연소가 충분한 환경은 아니었다. 이에 고온을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과 발효 식품이 발달하게 되었다. 전시장에서는 부뚜막과 아궁이를 디지털로 설치해 놓아, 관람객이 아궁이에 불을 피우는 느낌으로 아궁이 앞에 앉아 부채질을 하면 부뚜막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엌에는 상을 차리고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찬마루가 있다. 한식은 밥과 함께 반찬을 곁들여 먹는 한상 차림 구조이다. 텃밭에서 계절별로 나는 채소에 양념을 버무려 만드는 김치는 다양한 맛을 내는 반찬이다. 설치된 스크린에 손을 올려 찬마루에서 밥상을 차려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치사랑방
김치사랑방

 

<증보산림경제>를 보면 부엌살림은 솥, 발우, 탕기, 대접, 소접, 단지 등 77가지나 된다. 부엌은 한국의 지형과 기후 등의 생태 환경에 어울리는 문화를 형성해 왔다. 김치 역시 지역과 집안마다 특색을 가지고 이어져 내려온다.

4층 한쪽에는 장독대들을 전시해 놓았다. 경기도 김포 지역의 독은 토질 때문에 검은빛을 낸다. 황해도 해주에서 만들었던 청화 백자독도 있다. 한국 전쟁 때 해주 피난민들이 여기에다 살림을 넣어서 지고 왔다고 한다. 장독대 모양을 보면 장독대가 만들어진 곳을 알 수 있다. 남쪽 지역으로 갈수록 장독대의 둘레가 크고 북쪽 지역으로 갈수록 작다. 이는 기후와 관련이 있다. 햇빛을 받는 면적에 따라 장독대의 모양이 바뀐다.

장독대의 뚜껑을 벽에 전시한 오브제도 있다. 하늘에서 본 장독대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 뚜껑들은 대대로 질 좋은 옹기를 생산해 온 전라북도 진안고원의 손내옹기에서 뮤지엄김치간의 재개관을 위해 전통 방법으로 빚고 구운 것이다.

 

과학자의 방
과학자의 방

 

과학자의 방은 김치의 맛과 영양 속에 깃든 발효의 신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공간이다. 세계 5대 건강식품에 김치가 선정된 이유는 유산균 때문이다. 김치 속에는 류코노스톡, 락토바실러스, 웨이셀라 등 유익균들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의 방에서는 김치 속 유산균을 소개하고 발효를 설명하며 유산균을 연구한 과학자인 루이 파스퇴르와 일리야 메치니코프에 대해 소개한다. 노트 모양의 스크린에 손을 올려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고해상도 전자 현미경을 통해 김치 유산균의 모습도 관찰 가능해서 뮤지엄김치간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김치로드
김치로드

 

4층에서 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밟을 때 소리가 난다. 맛있게 잘 익은 김치를 씹는 소리이다. 김치로드라는 이름의 이 계단은 아삭거리는 소리로 방문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5층 복도에는 김치 요리를 만드는 해외의 식당들을 소개하고, 김장하는 날을 주제로 닥종이 인형을 만들어 전시해 놓았다. 복도는 김치공부방으로 이어진다. 김치 공부방에서는 김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보김치, 전라도의 반지 김치와 고들빼기, 강원도의 북어 김치, 충청도의 호박김치, 경상도의 배추김치와 골곰짠지를 소개한다.

 

김치공부방
김치공부방

 

김치움
김치움

 

뮤지엄김치간에는 김치움이라는 냉장 형태의 전시장이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 20가지와 세계 곳곳의 절임 채소를 비교하며 투명한 병에 넣어 전시하고 있다. 귤물김치, 호박김치, 콜라비 김치 등 색감이 예쁜 김치도 있다. 김치움은 김치 보관이 용이하도록 온도를 3~5도로 유지하고 있어 서늘하다.

김치움에서는 톡톡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유산균이 발효될 때 나는 소리를 특수 녹음기로 녹음해 들려주고 있다. 공기가 유산균과 부딪혀 터지는 소리이다. 발효가 잘될수록 이 소리가 잘난다고 한다.

6층 입구 옆에는 김치맛보는방이 있다. 관람객이 좋아하는 재료와 맛을 선택해 보관된 김치를 직접 먹어볼 수 있다.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먹으면서 김치를 즐기는 방이다. 벽면에는 미국 매거진 <엘르 데코>에 소개된 세계 최고의 음식박물관 12곳을 표시해 두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헌정방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헌정방

 

김치 아카이브
김치 아카이브

 

김치맛보는방에서 나오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헌정방이 펼쳐진다. 2013년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곳에 등재된 8개의 세계 음식 문화가 전시장의 멀티비전으로 제시된다. 김장 문화 외에 멕시코 전통 요리, 프랑스 미식 문화, 터키의 전통 의식 요리인 케슈케크, 고대 조지아의 전통 크베브리 와인 양조법, 지중해식 식문화, 일본의 신년 축하를 위한 전통 식문화 와쇼쿠, 아르메니아의 전통 발효 빵 라바쉬가 그것이다. 멀티비전 속 글자를 터치하면 해당 문화를 소개하는 사진과 영상 감상이 가능하다.

 

6층 전시 전경
6층 전시 전경

 

6층 전시 전경
6층 전시 전경

 

김치 아카이브에서는 지역별 김치, 김치 스토리, 김치 과학 탐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손끝으로 얻는 정보라는 콘셉트로 구성하여, 관람객이 스크린을 터치하면 궁금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김장을 담그는 옛 도구도 전시해 놓았다. 여름에 시원하게 김치를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경상도 지방의 겹독, 곡식이나 음식을 담던 가야 시대 토기, 제주도의 물허벅 등이 있다. 벽면에는 근대의 김장 사진과 신문을 전시하고 있다. 김장거리를 사고파는 시장의 모습, 학교에서 수업으로 김장을 담그는 모습 등의 사진을 보여 주며, 김장 준비를 보도하고 김장 시세를 알리던 신문을 스크랩해 놓았다.

 

김치공방
김치공방

 

김치 만들기 체험을 신청하여 김장마루에서 직접 체험이 가능하다. 김치공방은 뮤지엄김치간 방문을 기념하는 스탬프를 찍는 공간이다. 또한 한복체험방은 하루에 여섯 번 운영된다. 한복체험을 원하면 결제 후 번호표를 받으면 된다. 한복을 골라 입고 30분 동안 이용 가능하다. 체험 종료 후에 안내데스크에 번호표를 반납하면 된다.

전시장 곳곳에는 김치 관련 유물들을 배치했다. 나무속을 파내고 찹쌀 풀을 발라 방수 기능을 더한 나무 김장독, 곡주를 증류수로 만드는 소주 고리 등의 유물들이 미술 작품처럼 전시되어 있다.

 

한복체험방
한복체험방

 

뮤지엄김치간은 김치와 김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대적인 기능을 하는 콘텐츠로 관람객의 참여와 흥미를 유발한다. 김치를 담그고 먹고, 가져갈 수 있도록 구성된 김치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외국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음성 가이드를 통해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지정된 시간에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인에겐 밥상 위의 일상이었던 김치가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다가가고 있다. 뮤지엄김치간은 앞으로도 김치 이야기를 한국과 세계에 전할 것이다.

 

뮤지엄김치간

위치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4(관훈동 196-10)

관람 시간 월요일 휴무. 신정, 설 추석 연휴. 크리스마스 휴관

             오전 10시 ~ 오후 6시

요금 5,000원 (19세 이상), 3,000원 (8세~18세),

2,000원 (36개월~7세)

20인 이상 4,000원 (19세 이상 단체), 2,000원 (8세~18세 단체),

단체 요금 1,000원 (36개월~7세 단체)

체험 프로그램 안내, 예약 관람 안내 등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www.kimchikan.com

전화 02-6002-6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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