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확장 이전, 미래 창조의 장소로 구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확장 이전, 미래 창조의 장소로 구상
  • 이성관 기자
  • 승인 2019.05.23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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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했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가 경기도 의왕시로 자리를 옮겼다. 이렇게 건물을 이전한 배경에는 경제적 사정이 직접적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사업회의 역할이 확장된 것에 따른 이전이라 할 수 있다. 근현대사와 관련된 사항은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회의 역할도 마찬가지였다.

사업회는 2001년 7월 24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이 제정·공포되면서 같은 해 10월 24일 초대 이사장으로 박형규 목사가 임명됐고, 2002년 1월 29일 정식 출범했다. 그 당시가 6, 7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김대중 정권이었기 때문에 법 제정 및 사업회 설립이 가능했다.

초대 이사장인 박형규 목사는 기독교의 사회 참여를 외치던 인물로 1973년 반유신체제시위인‘남산부활절사건’,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사건’(민청학련사건),‘기독교장로회 청년 전주시위사건’ 등에 연루되어 구속되기도 한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었던 만큼 김영삼 정권 이전에는 공공연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에 두 거목이라 할 수 있는 김영삼, 김대중 정권을 거치면서 사업회의 초대 이사장에 임명됐으니 그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짐작된다.

노무현 정권에서도 사업회는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04년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함세웅 신부가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이 기폭제가 되어 2006년 8월 25일 한국 민주주의 전당 건립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2007년 4월 24일 6·10 민주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사업회는 말 그대로 유명무실화됐다. 진행하고 있던 많은 사업들의 동력이 사라졌고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따라서 사업회가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됐고, 급기야 2014년에 박상증 이사장이 정관에 명시된 임명 절차를 무시한 낙하산 인사로 임명되면서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는 설립 취지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박상증 이사장은 대선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는 경험이 많고 단련한 사람, 든든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노골적으로 당시 박근혜 후보 편에 섰던 전력이 있다. 그래서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는 사업회의 취지와 상반되는 인물이라면 직원들이 이사장 임명 반대 시위에 나서자 박 이사장은 “민주주의에는 거부권이 없다”라고 말하며, “위에서 정하면 나도 물러나지 않겠다”라고 밝혀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사업회의 이사장 자격을 크게 의심케 했다. 그러나 이런 충격적인 발언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할 만큼 사업회는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사업회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커졌고, 서울시 종로구의 건물이 낡고 활용도가 낮다고 판단한 정부는 사업회 역할을 확장시킬 목적으로 새로운 장소를 물색했다. 그 결과 의왕시에 적합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

2018년 사업회가 발간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비전 및 경영전략, 성과관리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회 경영 목표로 민주화운동 기념·계승 기반 강화, 민주주의 확산·심화의 기반조성, 민주주의 지식정보 허브 구축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시민들과 좀 더 가까운 사업회가 되는 방식을 마련했고, 건물 내부 구조계획도 마련했다.

사업회는 건물 1층을 시민들이 참여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했고, ‘민주주의 역사관’을 만들 계획으로 그 기본설계를 구상했다. 2017년 11월에 사업회가 발간한 ‘<민주주의 역사관> 기본설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역사관의 규모는 약 720㎡(280평)고, “유물에서 체험으로, 보존 중심에서 교육 중심으로, 계몽에서 에듀테인먼트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오프라인 결합으로, 기억의 축적에서 미래의 창조로”라는 모토 아래 구성되고 있다.

사업회가 단순히 자료를 보관하는 수장고의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으며, VR 기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당시 생활상과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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